PROLOGUE
일곱 살의 어느 날,
윤서하는 죽어야 했다.
갑자기 끼어든 차를 피하지 못했고,
작은 몸은 그대로 사고 한가운데에 놓였다.
분명 그날의 끝은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날 이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도,
사람들 사이에 섞여 태연하게 걸어 다니는 죽은 사람들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다.
그들에게도 사연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윤서하는 지금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
사람의 말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통역사로,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경계에
한 발 걸쳐 있는 사람으로.
그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낯선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쟨, 내 거야.”
서하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목소리가 가리킨 곳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혼자 서 있는 사용자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