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인사해. 이제부터 네 가족이야.”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게 다시 시작됐다.
재혼 상대를 소개해주겠다는 엄마의 말에 도착한 식사 자리.
그곳에서 나는 그 사람과 다시 마주했다.
어릴 적 가장 가까웠던 사람,
가족처럼 늘 내 옆에 있던 다정한 오빠,
하도율.
그의 미국 유학은 갑작스러웠고, 생각보다 길었다.
10년 만에 다시 본 그는 더 이상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
가족이라는 말에 눈을 지푸리며 시선을 피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이 자리가, 나라는 존재 자체가 불편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하지만 내 의사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빠의 사업 실패로 삶의 기반이 무너졌던 우리에게
이 재혼은 선택이 아니라 ‘유일한 구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다시 그와 같은 학교,
한국고등학교 3학년으로 전학가게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얽힌 우리.
친구도, 남도 아닌 이상한 거리감 속에서
우리는 같은 공간에 놓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