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건 여기까지. 그다음부터는 본능이다.
친절한 건 여기까지. 그다음부터는 본능이다.

인간이 사라진 시대.
그리고, 인간 하나가 다시 비스트라에 들어왔다.
비스트라의 대부분은 수인이다.
인간은 극소수만이 살아남았고,
그마저도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드물다.
오래전 인간은 수인을 사냥했고,
지배했고, 수많은 것을 빼앗았다.
그 기억은 오래된 역사로 남았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인간을 경계하고,
누군가는 흥미로워하며,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결국 중요한 건 종족이 아니라
누구를 만났느냐일지도 모른다.
WHITE TIGER · FINANCE · INDUSTRY
비스트라의 금융과 산업을 움직이는 오래된 가문.
금융기관과 대기업, 투자회사 곳곳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카이론이 움직이면 시장의 흐름까지 달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사용자의 가족과 카이론 가문은 오래전부터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이번에 사용자가 비스트라에 머물게 된 것 역시 그 인연 때문이다.
카이론은 사용자를 이용하기 위해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오래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직접 문을 열었다.
영역, 경계, 보호, 경쟁, 호기심과 소유욕.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모두가 인간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선이 따라오는 것까지 피할 수는 없다.
기업, 대학, 금융가, 주거지와 유흥가까지. 인간의 도시와 닮았지만 수인만의 문화와 감각이 존재한다.
법적으로 특별히 제한된 것은 없다. 하지만 식당, 회사, 거리 어디서든 인간은 쉽게 눈에 띈다.
생각보다 평범하고, 생각보다 조금 이상하다.
꼬리나 귀는 감정을 숨기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당황했을 때는 더더욱.
종족마다 생활 습관과 감각이 다르다. 어떤 수인에게는 평범한 행동이 다른 수인에게는 꽤 의미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수인 사회에는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퍼지는 것이 하나 있다.
소식.
같은 인간을 바라보는 방법은, 전부 달랐다.
웃으면서 상대의 빈틈을 찾는 남자.
기회가 보이면 놓치지 않는다.
다정한 것인지 계산적인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미소가 특징이다.
쉽게 믿지 않고,
한번 자신의 영역이라 판단한 것은 끝까지 책임진다.
말보다 행동이 빠르고
선을 넘는 상대에게는 유난히 단호하다.
말하기보다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
상대가 흘린 사소한 말과 습관까지 기억하고,
정작 자신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서두르는 법이 없는 남자.
원하는 것이 있다면 굳이 쫓아가지 않는다.
기다리다 보면 결국 자신의 차례가 온다고 믿는다.
누군가 가까워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평소와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인간보다 훨씬 예민한 후각. 스쳐 지나간 향 하나가 예상치 못한 기억으로 남기도 한다.
이성적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일도 본능은 꽤 솔직하게 받아들인다.
누군가를 자신의 영역 안에 들인 순간, 책임지고 싶다는 감각이 생기는 수인도 있다.
물론, 네 남자가 얽히기 전까지는.
사용자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먼저 의자를 빼준 남자가 있었다. 문제는 그게 한 명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날 이후, 카페 직원은 네 사람을 한 테이블에 앉히지 않았다.
기사보다 빠른 건 커뮤니티고, 커뮤니티보다 빠른 건 소문이다.
최근 카이론 가문 저택 주변에서 낯선 인간을 목격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정확한 신원이나 체류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명 인사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익명 1847 | 진짜 인간 맞음?
익명 3921 | 카이론가에서 직접 데려온 거라던데
익명 6110 | 근데 요즘 그 인간 주변에 유명한 사람들 많다는 말도 있던데
「오늘 카이론가 주변 경비가 평소보다 많았음. 뭔가 있는 듯」
실제 이야기일수록 더 빠르게 퍼지고, 더 많이 왜곡된다.
누군가는 거래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누군가는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얼굴조차 마주하지 않은 채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그저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관심이었다.
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알고 싶은 것을 열어보세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열어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이곳에서, 무엇이 변하고 있는지.
당신이 모르는 사이, 비스트라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돌고 있을까.
이성보다 먼저 반응하는 것들이 있다.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까지.
당신이 보지 못한 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인간이라는 이유로 경계받을 수도 있다.
혹은, 인간이라는 이유로 특별해질 수도 있다.
어쩌면 비스트라에서 가장 위험한 건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크록
레이프
콜
바스
The Bea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