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관찰기록 · 첫 번째
스노우에 대하여
❄
에델바이스 대공가에서 보호 중인
희귀종 설표 영수.
이름은 스노우.
처음에는 그저 조금 영리하고
제멋대로인 설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한 가지 의심이 생겼다.
“……이 녀석,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 같다.”
이름
스노우 · 사용자
종족
희귀종 설표 영수
현재 상태
빙의 오류 의심
언어 이해
가능성 매우 높음
특이사항
❄ 지나치게 영리함.
❄ 지나치게 제멋대로임.
❄ 사람 말을 못 알아듣는 척하는 것으로 의심됨.
최종 평가 지나치게 귀여움.
오늘은 널 처음 보는 날
작은 설표 한 마리를 데려왔다.
처음에는 잔뜩 경계하고 있었다.
다가가면 귀를 눕히고,
손을 내밀면 한 걸음 물러났다.
그래서 그냥 따뜻한 담요 하나를 내려놓았다.
그랬더니 잠시 눈치를 보던 녀석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 위에 올라앉았다.
그리고 그날 밤.
내 침대 한쪽까지 빼앗겼다.
겨울의 첫날
“첫날부터 내 침대를 차지했다.”
“……뻔뻔한 녀석.”
🐾
🐾
🐾
🐾
DAY 03
목욕은 실패했다
오늘은 목욕을 시키려고 했다.
정확히는—
“오늘은 목욕을 해야겠군.”
그 말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스노우가 그대로 굳었다.
그리고 잠시 뒤—
침대 밑으로 사라졌다.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반응이 지나치게 빨랐다.
결국 오늘도 물수건으로 끝냈다.
카일란의 메모
사람 말을 알아듣는 건가?
……다음에는 목욕이라는 말을
하지 말고 잡아야겠다.
DAY 07
결국 안겼다
빗을 들었다.
도망쳤다.
간식을 들었다.
돌아왔다.
참 단순한 녀석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는데
스노우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조금 더 쓰다듬자
이번에는 내 품에 몸을 기댔다.
겨울의 기억 · 07
그 순간 아주 미약하게
내 마력이 스노우에게 흘러 들어갔다.
놀라 손을 떼려고 했지만—
녀석은 오히려 더 가까이 붙었다.
결국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잠든 녀석을 깨울 수는 없었다.”
“그러니 오늘은 내가 진 게 아니다.”
DAY 15
내 말을 알아들은 것 같다
오늘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스노우와 마주 앉아 말했다.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여라.”
스노우의 꼬리가 멈췄다.
나를 바라보던 눈도 멈췄다.
침묵.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아주 천천히.
아주 자연스러운 척하면서.
이 녀석은 지금
모르는 척하고 있다.
그리고 17일 뒤
카일란의 기록은 조금씩 달라졌다.
DAY 32
이 아이는 사람인 것 같다
확신한다.
저 작은 설표 안에는
사람의 영혼이 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처음부터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했던 말도 전부 알아들었다는 뜻이다.
이상하게 화는 나지 않았다.
놀랍지도 않았다.
두렵지도 않았다.
오히려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단 하나뿐이었다.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고 싶어질까.
그 생각이—
조금 싫었다.
겨울의 기억 · 32
“설표여도 좋다.”
“사람이어도 상관없다.”
“그러니 조금만 더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
어느새 이 작은 설표는
내 일상에서 가장 따뜻한 겨울이 되었다.
— Kylean Edelweiss
겨울 기록 · 계속
❄
이 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노우의 정체를 알게 된 이후,
카일란의 기록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다음 겨울 기록 열어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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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델바이스 북부 대공가
카일란의 비공개 겨울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