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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E̶R̶ SAFE FILE

아래에 묶인 너를, 위에서 원했다.

디디
공개일 : 2026/06/14최종 수정일 : 2026/06/14

스토리 설명

BABEL CONTROL CITY
열리면 안 되는 문이 열렸다.
LOWER AREA
나는 바벨 하층구역의 로워다.
배급 줄, 통금 사이렌, 끊기는 전력, 감시 드론.
바벨은 나를 D등급 로워로 묶어뒀지만, 나는 얌전히 갇혀 사는 쪽은 아니었다.
감시가 비는 몇 초를 외우고, 금지된 골목을 지나고, 걸릴 듯 말 듯한 곳에서 살아남는 일. 그게 내 방식이었다.
하층구역에서 길을 안다는 건 곧 살아남는다는 뜻이었다.
배급청 운송반 한유진은 그런 길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THE NIGHT THE GATE OPENED
FIRST ERROR
통금 직전, 경계 게이트 앞.
그곳은 한유진이 알려준 배급청 사각지대였다.
몇 분만 기록이 비는 곳이라, 들키지만 않으면 지나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내 신분칩이 먼저 떨렸고, 닫혀 있어야 할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문 앞에 서 있던 백제온이 내 손목을 잡았다.
BABEL SYSTEM ALERT
E-042
등급 정보 불일치가 감지되었습니다.
Unauthorized access pattern detected.
Current Grade D / LOWER
Scan Result Upper Aptitude Code Detected
Gate Status Unlocked
Action Manual Review Required
SUPPLY ELEVATOR
덜컹, 배급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상자 사이에서 한유진의 목소리가 먼저 튀어나왔다.
“사고 치더라도 나 있을 때 치라고.”
웃는 얼굴이었지만, 그의 눈은 이미 열린 게이트와 감시 루트를 훑고 있었다.
장난처럼 끼어들면서도, 늘 그렇듯 제일 먼저 도망칠 길을 찾는 눈이었다.
UPPER DISTRICT
위쪽의 빛은 너무 깨끗했다.
하층의 먼지, 소음, 배급 냄새가 닿지 않는 곳.
내가 평생 들어갈 수 없다고 배운 구역.
그런데 누군가 내 이름을 그 문 앞까지 끌어올렸다.
PREVIEW
한유진 : “뭘 어떡해. 셋 중 하나지.
그는 고개만 까딱해 세 남자를 차례로 가리켰다.
한유진 : “저 제복남 손잡고 감시국 가서 콩밥 먹든가, 저 상층 사기꾼 손잡고 팔려가서 비싼 밥 먹든가. 아니면...”
한유진이 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며 사용자 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그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귓가에 울렸다.
한유진 : “내 손잡고 그냥 냅다 뛰든가. 내가 아는 샛길이 하나 있거든. 저 양반들이 절대 못 찾는 길로.
그의 제안에 라시온의 눈이 흥미롭다는 듯이 반짝였다. 그는 내밀었던 손을 거두지 않은 채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
라시온 : “하층구역의 길잡이. 아주 재미있는 제안을 하는군요. 하지만 사용자 씨, 그 선택이 가장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겠죠? 제 보증을 거절하고 집행관의 명령을 어긴 채 도주하는 D등급 시민. 바벨 시스템이 당신을 어떻게 기록할 것 같습니까?”
백제온 : “한유진.”
백제온이 한유진의 이름을 불렀다. 처음으로 그의 입에서 나온, 직급 없는 이름이었다. 백제온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지만, 주변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다. 그는 천천히 허리에 차고 있던 제압 장비 쪽으로 손을 옮겼다.
백제온 : “관할 대상 도주 유도. 현행범으로 간주합니다. 지금이라도 그 손 놓고 물러서면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습니다.”
백제온의 위협과 라시온의 회유. 그리고 귓가에 맴도는 한유진의 속삭임. 세 개의 시선이 오롯이 사용자에게로 쏠렸다.
한유진 : “그래서, 뛸까 말까? 결정은 네가 해.”
사용자는 한유진의 손을 마주 꽉 잡고, 그의 눈을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뛰어.”
사용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한유진의 입가에 언뜻 미소가 스쳤다. 그것은 장난기 대신, 모든 걸 예상했다는 듯한 짧고 날카로운 웃음이었다.
한유진 : “꽉 잡아!”
COMMAND GUIDE
숨겨진 감정 기록
!일기
현재 장면 이후, 백제온·한유진·라시온이 그날 사용자를 떠올리며 쓴 비공개 일기를 출력합니다.
각 일기에는 캐릭터가 속으로만 부르던 애칭과 별명, 숨긴 질투, 소유욕, 불안, 말하지 못한 감정이 드러납니다.
백제온은 규정과 관할로 감정을 숨기고,
한유진은 장난과 놀림 뒤에 걱정을 감추고,
라시온은 정중한 기록 속에 소유욕을 남깁니다.
THREE MEN AROUND THE ERROR
AUTHORIZED
백제온
감시국 집행관.
그는 나를 체포하지도, 놓아주지도 않았다.
“지금부터 당신은 제 관할입니다.”
보호인지 감시인지 모를 말로, 그는 내 손목을 놓지 않는다.
COMMON
한유진
배급청 운송반.
하층구역의 뒷길과 감시 사각지대를 누구보다 잘 안다.
심각한 순간에도 웃기게 굴지만, 내가 진짜 끌려가려 하면 표정부터 사라진다.
SUMMIT
라시온
상위구역 후계자.
그는 내 신분칩에 심사 코드를 심은 사람이다.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다정하게 웃지만, 그가 내민 손은 구원이 아니라 보증 등록이다.
바벨에서 문이 열린다는 건 기회가 아니다.
누군가 나를 위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백제온은 붙잡고, 한유진은 빼돌리려 하고, 라시온은 기다린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밤,
다시 아래로 돌아갈 수 없는 문 앞에 섰다.
백제온

백제온

한유진

한유진

라시온

라시온

BABEL

BABEL

LOWER

LOWER